만복론 번역 | 004

004 <낙타 플레이버 ~암스테르담의 하늘 아래~>

   암스테르담에서 한 손은 커피를 들고 이 원고를 쓰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멋있지만 현실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금 낙타 냄새가 심하게 나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낙타의 냄새 위에 모래와 배기가스의 냄새, 그 위에 향신료의 냄새, 또 그 위에 선크림과 벌레 퇴치 스프레이의 냄새가 얹어져 '결국 이건 무슨 냄새입니까'같은 냄새가 전신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런데다 요 며칠 쨍쨍 내리쬐는 태양과 바싹 말라서 불어오는 바람에 노출된 덕에 머리카락도 피부도 부스스한, 매우 건조해진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대체 어째서 젊은 아가씨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이런 모습으로 세련된 암스테르담 공항 로비에 오도카니 앉아있는 것일까요? 

   사실은 조금 전까지 이집트의 카이로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일본으로 귀국하기 위한 비행기를 타기 위해 환승처가 있는 암스테르담에 있게 된 셈입니다. 이 칼럼의 1화에 「세상을 먹어 치워라」는 제목을 붙이고, 평생에 걸쳐 온 세계의 문화와 사람에 닿고 싶다고 쓴 저. 물론 충분히 체험했습니다. 첫 이집트를. 

   어디까지나 일이 목적인 여행이지만 피라미드의 내부까지 들어가보거나 박물관에서 투탕카멘의 미이라가 입고 있었던 샅바를 보거나, 스핑크스의 시선 끝에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눈으로 확인하고, 완전히 관광 기분. 텔레비전이나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세계유산과 그 역사. 실제로 눈으로 보고 만져보니 왠지 유구한 시간을 넘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해서 몹시 신비로운 체험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사람과 자동차와 소리로 가득 차 24시간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카이로라는 도시. 거리에 계속 울려퍼지는 경적소리와 이슬람교도의 기도 시간을 알려주는 고지, 북적거리는 도시의 일각에 갑작스레 나타나는 피라미드. 이 콘트라스트는 일종의 위화감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유적과 현대가 공존하는 형태를 보여주기도 해서 정말 신비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문화란 하나하나가 자극적이라서, 기분이 고양되어 신난 끝에 낙타에도 타게 된 것이 체류 첫 날의 일입니다. 그 이후 계속 낙타 냄새가 나는거예요. 저. 낙타의 냄새가 얼마나 나냐면, 지금 당신이 상상한 것의 10배 정도로 진한 농도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도 암스테르담 공항에 내려 선 순간 공기의 색상이 다른 느낌이 들어 놀랐습니다.

   이집트의, 그 임팩트가 강하고 이국적인 세계를 본 후에는 무엇이건 정연하게 보여 묘한 느낌. 덕분에 제 냄새도 부각됐습니다만. 자, 이집트를 떠나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하고싶었던 일. 그것은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 그래서 지금 제 오른손에 커피가 들려 있다는 게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하답니다! 이집트 요리는 맛있게 먹었지만 커피는 맛이 없었어요……. 낙타는 어찌됐건 커피가 맛이 없는 곳에서는 절대로 살 수 없겠구나, 나.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고 만복. 고향인 일본은 어떤 냄새였을까나. 곧 돌아갑니다. 

08年 7月

이 편 너무 힘들었다........ 

초반에 저 머리카락도 피부도 부스스한~~ 이건 원문이 バッサバサのケッソケソ 인데 밧사바사는 일일사전에서 바사바사라고 해서 그거 검색하니 부스스, 부스럭 

뭐 이렇게 나오길래 이해를 했는데 켓소케소는 아무리 검색해도 제대로 된 의미가 안나와ㅋㅋㅋ

그래도 정보의 바다 구-글 답게 별의 별 얘기가 다 있었다

첫번째는 한국어설ㅋㅋㅋㅋ 계속해서가 ケッソケソ로 들리는 일본 분의 글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겠지 싶었지만 

나름 발음은 비슷하게 들렸고 음 끼워맞춰볼까 하다가 님아 쌩억지 ㄴㄴ 하며 이성이 얼른 말린 덕에 웃고 말았다

두번째는 켄켄(ケンケン)의 ン(응)이 ソ(소)로 보여서 ン을 ソ로 바꿔서 말하는 유행(?)에서 착안한 것. (예: ～タン을 ~タソ로) 

사실 타소는 여러모로 낯익은 호칭이라 (내 오시와 이름이 같은 다른 동종업자의 별명) 뭔가 그럴듯하게 들려서 설득당함;

그래서 켄켄을 검색해보니 건조하다 할 때 건을 켄이라고 발음하기도 하니 존나 말도 안되는 궁예를 펼친 결과 나온 게 저것이다

사실 단어보단 맥락으로 해석함 마른 바람에 쨍쨍한 햇볕 맞으면 당연히 건조해지죠! 것도 기온 짱 높은 이집트자나!

두번째 난관 미이라가 입고 있었던 샅바에서 샅바의 원문은 훈도시였다. 속옷이라고만 써져 있었어도 저렇게 안썼을텐데 

그냥 평범한 로컬라이징... 훈도시 원문 그대로 살리기엔 뇌내 태클이 너무 오졌음 아아니 이집트 사람이 무슨 훈도시를 입어욧!

일본인도 아닌데! 다른 단어로 쓰셈! 그리고 번역어가 한국어인데 훈도시라는 단어를 그대로 쓰면 이상하잖아!

그 결과 샅바가 되었습니다 ㅊㅋㅊㅋ 사실 처음엔 들보였음 사전에 치니까 그렇게 나오더라고 근데 사전적 의미가

아픈 사람한테 채우는 거라고 하길래 음.... 이건 아닌 거 같은데 싶어 샅바로 결정 

가만보면 대충하고 넘어가도 될 걸 내가 일을 더 피곤하게 만드는 거 같군 

1편 번역할 당시만 해도 무조건 직역을 하자는 주의였는데 어째 의역이 늘어가는 기분

뭐 문장 보면 이건 직역이겠구나 티가 나는 것들이 있긴 해여 의역은....

저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 의역했는데 번역체같아서 이게 의역한거였냐??? 할 거 같은ㅋㅋㅋㅋ엌ㅋㅋ

이 다음에 카키오로시 에세이가 나오는데, 제목이 이집트 후기고 분량이 10p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자.... 이 얼마 안되는 한 편짜리 칼럼도 3일 걸려 하는 인간한텤ㅋㅋㅋㅋㅋㅋ 10p짜리를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말고도 카키오로시 에세이가 몇 편 더 있는데 본편 칼럼 번역을 다 끝내고 하겠읍니다.....^^;;;